특별기고: 2021년 새해! 청년들이 원자력계에 바란다 (뉴스레터 4호)

2021년 새해! 청년들이 원자력계에 바란다.

2021년 신축년 새해를 맞아, 대한민국 원자력의 미래를 책임질 청년 전문가들이 원자력계에 바라는 소망을 담아보았다. 비록 익명의 짧은 글이지만 한문장, 한문장에 그들의 치열한 고민과 원자력인으로서의 열정이 담겨있다. 절망스럽고, 모순적인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희망과 해법이 여기에 있다.

#1. 2021년 새해를 맞아 원자력발전이 지속가능한 친환경에너지의 대표주자로 발돋움하기를 기원합니다. 요즘 전세계가 급속한 산업화의 대가로 발생한 환경오염 및 기후변화의 위험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연료비가 저렴하고 에너지효율이 높으며, 탄소 저감에 가장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원자력발전이 미래세대의 안전한 환경을 보장할 수 있는 최적의 에너지원임을 모두가 알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가동중 원전의 안전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저는 국내 원전의 안전운영에 일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 2021년에는 장기적이고 균형 잡힌 에너지 공급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기를 기대합니다. 원자력은 지구온난화 및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가장 고도화되고 최적화된 에너지원입니다. 한국의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원자력에너지의 중요성을 정확히 인식하고, 국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되기를 기대합니다. 이와 동시에 신재생 에너지원에 대한 기술개발 및 상용화를 확대하여 장기적인 에너지전환으로 연결되어야 할 것입니다.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가 조화를 이루어 탄소배출 저감으로 연결되는 원자력기술의 미래를 바래봅니다.

#3. 지난 2020년은 코로나19의 전세계적인 확산으로 인해 우리 모두가 힘들고 고통받는 한해였습니다. 하지만 철저한 방역과 적극적인 국가 방역지침 준수로 코로나19로 인한 원자력 발전소의 운영정지는 단한건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이와 같은 높은 주인 의식을 바탕으로 2021년에는 코로나19를 무사히 극복하고, 세계 7위의 온실가스 배출 국가인 한국의 탄소 저감을 위해 가장 효과적인 원자력 발전을 널리 홍보하여 원자력 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이길 소망합니다.

#4. 1978년 처음 전기를 생산한 이래, 기술강국 한국을 떠받치고 있는 산업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곳에서 마피아를 보고, 누군가는 거대한 방사능 공포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이곳엔 국민의 안전과 안심을 위하여, 저비용 고품질 전력생산을 위하여,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하여 빛을 밝혀온 자취가 가득합니다. 우리에겐 이 자취를 미래로 이어갈 의무가 있습니다. 시대는 탄소로부터의 해방을 요구하고 원자력은 탄소 해방의 유일한 대답입니다. 신축년 새해는 시대의 소명을 받들어 더 안전하고 더 깨끗하고 더 혁신적인 미래형 원전의 꿈을 이루어 나가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5. 작년 한 해를 되돌아보면 원자력계는 어려운 환경에 직면하고 잠시 움츠러드는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원자력 안전관련 실무를 시작한지 몇 년 되지 않은 저의 시각으로 볼 때 지금 중요한 것은 기술인력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세대와 세대를 잇는 탄탄한 전문 인력 구성이 곧 원자력 안전에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세대 간 기술교류가 활발히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한국의 60년 원자력 산업을 일궈내신 선배님들의 아낌 없는 조언 부탁드리며, 우리 후배들도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선배님들의 경험과 지혜를 전수받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6. 학생일 때보다 국민의 관심과 걱정이 원자력에 향해있음이 와닿습니다. 전문적인 지식을 쌓아가는 것이 중요함을 우리가 모두 이해하고 실천해왔지만, 소통과 협력 또한 뒷받침되어야 함을 깨달아가고 있습니다. 원자력이 기술적으로 안전함을 알리고 국민에게 인식되면 전문성과 인식개선에 큰 힘이 실릴 것입니다. 2021년은 원자력계로 향하는 기대와 관심에 부응하여 원자력의 도약점이 되는 해가 되길 소망합니다.

#7. 작년을 돌이켜보기도 전에 지금 원자력에 대한 뉴스를 보고 있자면 답답한 마음부터 듭니다. 유력한 정치인 입에서 원자력 마피아라는 단어가 서슴없이 나올 정도로 이 사회에는 원자력계 종사자에 대한 언어적, 정서적 폭력이 만연합니다. 만연한 폭력 속에서 우리도 모르게 스스로 패배감과 이유 없는 죄책감에 익숙해져 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공공의 이익에 이바지하는 원자력의 가치는 자긍심을 가지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그 가치를 누군가 알아줄 때까지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당한 폭력에 대해 저항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새해에는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고 서로 응원하는 원자력계가 되길 바랍니다.

#8. 그동안 학계나 원자력 단체에서 원전의 안전성을 홍보하고 인식을 개선하려고 여러 노력을 해왔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들인 노력에 비해서는 인식이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는 느낌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특히나 여러 사고들로 인해 신뢰를 많이 잃은 상황에서는 아무리 안전하다고 소리쳐봐야 ‘너네가 하는 말을 어떻게 믿냐’ ‘자기 밥그릇 챙기기 위해 저런다’는 눈초리만 받는 실정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보단 다른 발전소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세한 기술적인 내용을 풀어서 접근하는 방식보다는 시각적인 자료(SNS를 통해)를 통해서 그 위험성을 강조하는 것이 어쩌면 더 효과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9. 사회초년생으로 매일 열심히 하고자 노력하지만, 미래가 보이지 않을 때마다 맥이 빠지곤 합니다. 원자력계가 어려워지면서 외부의 영향에 흔들리지 않고 연구의 방향을 설정하고 비전을 세우는 것이 더욱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지만, 흔들리는 환경과 미래가 명확하지 않은 공동체 속에서 개인들이 효율적인 업무를 할 수 있는지는 늘 의문입니다. 요즘 같은 상황에 더욱 열심히 하라는 강요가 아닌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비전을 공유해주십시오. 함께 소통하고, 목표를 공감하고, 하는 일에 자긍심을 느끼며 일하고 싶습니다.

#10. 2020년은 핵비확산조약(NPT) 50주년을 맞는 의미있는 해였음에도,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NPT 평가회의 개최가 연기되는 등 원자력 분야 국제협력이 둔화되었습니다. 원자력 분야, 특히 핵비확산․핵안보 분야는 국제 공동의 노력을 기반으로 합니다. 2021년 예정된 개정 핵물질방호협약(A/CPPNM) 평가회의 및 제10차 NPT 평가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되어 국제 핵비확산 및 핵안보 이니셔티브가 다시금 촉진되고, 나아가 국제 사회가 평화로운 원자력 이용에 한 발 더 가까이 가기를 기원합니다.

#11. ‘원자력’이라고 하면 흔히 원자력발전소로 대표되는 시설 운영과 R&D 등을 떠올립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원자력 이용의 배경에 핵비확산의 약속이 있음을 잊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대학에서조차 핵비확산을 접할 기회가 적다는 것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됩니다. 최근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중심으로 핵비확산․핵안보를 포함한 안전규제 대학생 교육 프로그램이 수립되었습니다. 저희도 교육훈련센터를 중심으로 이에 적극 기여하고자 하며, 원자력 이용과 규제 모두에 균형있는 감각을 갖춘 전문인력이 많이 배출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12. 국민들은 무엇보다 원자력의 안전성을 요구하고 있으며, 우리 모두는 원자력 안전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물리적방호 검사 현장에서 보면‘이번 한번쯤이야’,‘이 정도는 별 문제 없겠지’하는 방심이 원전 방호 및 안전에 문제가 될 수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안전 기준과 관리 체계가 잘 갖추어져 있더라도, 이를 이행하는 주체는 결국 사람입니다. 누가 강제하지 않더라도 규칙을 철저하게 인식하고 행동하는 핵안보 문화가 곳곳에 정착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더불어 현장에서 묵묵히 안전을 수호해 나가는 방호 종사자들을 만나면, 따뜻한 관심과 감사를 전하면 어떨까 합니다.

#13.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 오늘 걸어간 발자국이 뒤따라 오는 사람의 이정표가 되니, 선행자는 올바른 길로 가야한다는 서산대사의 선시(禪詩)입니다. 원자력계는 눈 덮인 벌판을 걷는 것처럼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선배님들이 올바른 길을 고민하며 걸음을 내딛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후배들은 그 발자국을 이정표 삼아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선후배간, 나아가 기관 간에 활발한 소통과 협력이 이어진다면, 원자력계는 한층 더 밝은 내일을 맞이할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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