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차기 서울시 에너지정책에 탄소중립을 위한 원자력기술개발 지원을 바란다. – 뉴스레터 7호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김성중 교수

  전례없는 전임시장들의 과오로 인한 대한민국 제 1, 2 도시인 서울과 부산에서의 시장 보궐선거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보궐선거가 길게는 1년 짧게는 9개월 전부터 예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야 후보들이 내세운 여러 정책에는 물음표가 달리고 있다. 대부분의 정책은 가덕도 신공항, LH 투기사태, 서울 주거 공급대책 및 부동산 안정화 등 현실에서 가장 민감한 정책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각 후보들이 내세운 정책들에 차별성이 부족하고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공허한 메아리만이 들려오는 듯하다. 부동산 정책,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부분임은 인정해야만 한다. 그러나 세계 속 미래를 주도할 수 있는 선진도시 서울과 부산의 미래를 책임지는 수장들에게 요구하는 시대적 비전은 비단 부동산 정책에만 국한할 수는 없다. 이런 관점에서 지난 3월 30일 100분 동안 열린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는 매우 실망적인 잔상만이 남아 있다. 여야 후보들은 부동산과 관련된 개인적 과오와 사실 관계의 추궁 및 방어에만 열을 올렸을 뿐, 제시된 정책에 대한 타당성 및 구체적 추진 방안에 대해서는 시민의 눈높이에 크게 미치지 못하였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공방이 과열될 즈음 서울시 미세먼지 대책에 대한 후보들의 의견이 제시되었다. 무언가 기대를 하고 있을 즈음, 후보들의 원론적이고 모호한 추진전략 제시에 ‘무언가 기대’를 했던 내 자신을 원망하게 되었다. 한쪽은 전기차를 확대하겠다고 하고 다른 한쪽은 수소차를 확대하겠다고 한다. 전기차를 확대하기 위해 서울시 버스를 전기차로 교체하고 수소차를 확대하기 위해 수소충전소를 대폭 보급하겠다고 한다. 필자가 그리고 아마도 대부분의 서울 시민들이 기대했던 것은, 어떻게 전력을 확보하고 어떻게 수소를 확보하겠다는 구체적 추진 방안에 대한 내용이었을 것이다. 후보들은 미세먼지, 그리고 더 나아가 기후변화와 관련된 전 지구적 환경 이슈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매우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상기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현실적 해결책이 탄소중립으로 수렴되고 있다는 세계적 흐름을 파악하고 있지 못하는 듯 하다. 즉, 전기차와 수소차 확대를 위한 전력생산 및 수소생산에 탄소중립적인 에너지원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을 주장했어야 한다.

  공교롭게도 토론회 다음 날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 전략을 확정 발표하였다. 주요 내용을 보면 태양광, 풍력, 그리고 수소 중심의 에너지원 활용으로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정말 가능할까? 영국을 포함한 EU 그리고 미국에서도 원자력이 탄소중립 실현에 가장 효과적인 에너지원을 표방한 마당에 우리는 그 무엇으로 태양광, 풍력, 그리고 수소만으로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탄소중립에 초점을 둔 서울시의 에너지정책은 이전 정책과는 확연한 차별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서울시는 전체 전력의 10%를 소비하나 자급율은 불과 5%도 되지 않는다. 따라서 서울시가 가장 저렴한 에너지 혜택을 보고 있다는 관점에서 볼 때, 전임 박원순 시장의 이른바 ‘원전 하나 줄이기’로 표방되는 에너지정책은 에너지공급자를 크게 폄훼하는 정책임에 분명하다. 그리고 서울 시민에게 가장 필요한 미세먼지 줄이기와 청정한 대기 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원전이 아니라 ‘화전(화력발전) 하나 줄이기’ 정책을 시행했어야만 했다. 이제 화전 하나 줄이기는 탄소중립과 맞물려 서울시 뿐 아니라 국가적인 과제가 되었다. 그러니 차기 서울시장은 누가 되던지 간에 현실을 직시한 에너지 정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지난 10년간 서울시가 원전 하나 줄이기를 내세우며 막대한 서울시민의 세금을 들여 재생에너지 보급을 지원했지만 전력 에너지자급율은 5%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실을 마주하였다. 그렇다면 차라리 서울시라도 서울시민에 필요한 저렴한 무탄소 에너지 확보를 위해서 원자력기술개발을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지고 보면 미세먼지로부터 시민을 보호하면서도 저렴하게 전기를 공급하는 원전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보는 지방자치단체가 서울시 아닌가. 중앙정부는 탄소중립이라는 절체절명의 시대적 요구에도 불구하고 선진 각국이 주목하는 원자력을 탄소중립 2050 기술개발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하였다. 중앙정부가 못한다면 지방정부라도 나서기를 바란다. 

  이제 4월 7일이면 새로운 시장이 선출되고, 또 그 1년 후면 대한민국 통수권자가 교체된다. 지금까지 정치적 프레임에 갇혀 그 역할이 폄하되었던 원자력기술이 탄소중립 실현에 가장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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